한국GM G2X – 대우의 마지막 정통 로드스터 역사와 제원

2000년대 초반, 한국 자동차 시장은 세단과 미니밴이 양분하고 있었습니다. 세단은 일상용으로, 미니밴은 대가족 전용이라는 고정관념이 강했죠. 그런데 이 틈을 비집고 들어온 차가 있었으니 바로 대우자동차 레조(REZZO)입니다. 레조는 당시 생소했던 MPV(Multi Purpose Vehicle), 즉 다목적 패밀리카 개념을 들고 나와 ‘우리 가족의 첫 패밀리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사랑받았습니다.
레조는 단순히 대우가 만든 미니밴이 아니었습니다. 그 뿌리는 유럽에 있었죠. 레조는 원래 GM과 이탈디자인(Italdesign)이 공동 개발한 쉐보레 레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유럽에서 인기를 끈 그 디자인과 개념을 한국 실정에 맞게 재해석한 것이 바로 대우 레조였던 겁니다.
이탈디자인의 거장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참여한 둥근 곡선의 디자인은, 당시 각진 세단이나 덩치 큰 미니밴과 확연히 차별화되었습니다. 덕분에 레조는 세련된 외관 + 실용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레조의 진가는 바로 실내 공간에서 드러났습니다. 세단보다 높은 전고와 넉넉한 헤드룸은 ‘작은 거실 같은 안락함’을 제공했고, 뒷좌석은 폴딩 기능을 통해 캠핑 짐이나 대형 물건을 실을 수도 있었습니다. 최대 7인승 모델까지 존재해, 소형 MPV임에도 가족 전체가 타고 이동하는 데 무리가 없었습니다.
특히 2열과 3열 좌석은 탈부착과 변형이 자유로워, ‘필요할 때는 승합차, 평소에는 세단 같은 차’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는 당시 SUV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 가족 단위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레조는 2.0L LPG 엔진을 탑재했으며, 최대 출력은 106~121마력 수준으로 당시 패밀리카로는 충분했습니다. 물론 연비는 9~12km/L 수준으로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넉넉한 실내 공간과 주행 안정성이 이를 보완했습니다.
출시 연도 | 엔진 | 최고 출력 | 연비 | 특징 |
---|---|---|---|---|
2000년 | 2.0L LPG | 106~121마력 | 약 9~12 km/L | 소형 MPV, 패밀리카 지향 |
레조가 출시되던 시기, 시장에는 기아 카니발, 현대 트라제 XG 같은 미니밴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차체가 크고, 가격도 높아 ‘중산층 가족’이 쉽게 접근하기에는 부담스러웠습니다. 반면 레조는 합리적인 가격과 부담 없는 크기로, ‘세단에서 패밀리카로 넘어가는 첫 선택지’가 되었죠.
SUV가 대중화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레조는 세단과 미니밴 사이의 독특한 입지를 차지하며 당시 한국 패밀리카 시장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비록 레조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단종되었지만, 그 존재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레조는 ‘주말마다 부모님과 여행 갈 때 탔던 차’로 기억되곤 합니다.
또한 레조는 대우자동차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소형 MPV라는 점에서, 한국 자동차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쉐보레 올란도, 현대 스타리아 라운지 등 다양한 패밀리카들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레조가 닦아놓은 길 위에서 가능했던 셈입니다.
대우자동차 레조(REZZO)는 단순히 한 시대의 차가 아니라, 한국 가족차 문화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모델이었습니다. ‘세단만으론 부족하고, 미니밴은 부담스러울 때’ 그 절묘한 틈새를 메운 차가 바로 레조였습니다.
지금은 도로에서 보기 힘들지만, 레조를 떠올리면 많은 이들이 가족과 함께한 따뜻한 추억을 소환하게 되죠. 그렇기에 레조는 여전히 한국 자동차 역사 속 특별한 패밀리카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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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 레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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